이번 앨범은 오랜 고민과 시도를 담아낸 나의 첫 번째 작업이다. 전통 기악 독주곡이 대개 선율 악기와 타악기의 조합으로 연주되는 관습에서 벗어나, 대금과 피아노라는 새로운 구성으로 방향을 달리했다. 피아노는 리듬과 화성을 함께 담당하며, 전통에서 '고수(鼓手)'가 맡았던 역할을 서양 악기를 통해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이 조합을 통해 전통적인 대금의 선율에 현대적인 감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대금의 또 다른 표현 가능성을 확장해 보고자 했다. '이창훈류'라는 이름이 담고자 하는 음악 세계를 보다 또렷하게 그려 가려는 첫 걸음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 프로젝트는 국악이 오늘날의 음악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작은 제안이기도 하다.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소리, 편안하지만 그 안에 깊이를 지닌 울림을 통해, 전통 음악이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나는 전통 음악이 종종 '이미 완성된 옛 음악'이라는 인식 속에 머무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전통 음악은 한 시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음악이다. 결국 전통은 늘 당대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방식과 형태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흐름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 음악'보다는 '우리 음악'이라는 표현이 지금 이 시대와 더 잘 어울리고, 내가 만들고 싶은 음악의 방향을 더 잘 담아낼 수 있다고 느낀다. 나는 음악이 시대와 사람들을 이어주는 예술이라고 믿는다. 지금 우리가 '전통'이라고 부르는 음악도, 본래는 그 시대의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널리 퍼졌던 가장 생생한 예술이었다. 이번 앨범 역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공감하고 이어지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자, 그 첫걸음이다. '이창훈류'라는 이름으로 앞으로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이 음악이 누군가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행복한 쉼을 얻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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