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소리의 정수’ 관산융마·수심가를 2장의 음반에 각각 수록, 출시
서도소리는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에서 불러온 노래를 통칭한다. 주로 민요가 많으나 서서 부르는 선소리 민요와 선소리(立唱)와 한시를 노래하는 시창(詩唱), 그리고 서사를 담거나 유장한 가사로 이뤄진 잡가(雜歌)를 포함한다. 분단이 되면서 대중적인 확산의 기회를 갖지는 못했으며, 경기·서울지역의 민요인 경기민요와는 음계와 시김새(꾸밈음)는 물론 발성도 달라 명창들의 계보를 따라 전승·보존되어왔다. 196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지정된 후, 오늘날에도 서도소리의 맥락은 여전히 잘 지켜지고 있다.
서도소리의 음계는 남도(주로 전라남북도)의 판소리, 창부타령으로 대표되는 경기민요와는 다른 ‘레·(미)·(솔)·라·도’의 음계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며, 음을 떨어서 내는 가창기법 또한 독특하다. 이런 특질이 한때 ‘대동강 물을 먹어보고 해야 한다’고 했을 만큼 강한 색채를 지니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수심가와 관산융마는 서도소리를 대표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두 곡의 공통점은 배우기도 어렵고, 잘 부르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이 두 곡은 모두 균일한 리듬(장단)에 맞춰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박자 없이 자신의 호흡에 따라 소리를 내야하는 독특한 음악적 특성을 지녔다. 처연하게 느린 박자에 멜리스마(일자다음)형식의 선율, 미묘하게 떨어서 표현하는 꾸밈음, 가성(속소리)과 진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강약을 아우르는 기량, 스스로의 호흡에 맞춘 음악적 형태를 완성해가는 실력 등이 골고루 갖춰져야 비로소 부를 수 있는 노래이다.
관산융마는 전통민요 중에서 유일하게 칠언절구의 한시를 가사로 부르는 노래인데, 민요보다는 전통가곡의 음계와 선율 분위기와 창법을 담고 있어 서도소리 명창들도 어렵게 느끼는 노래이다.
수심가는 서도소리 음계의 기본이 되는 노래로, ‘수심가토리’라는 말로 서도소리의 음계와 분위기를 일컫는 국악인들도 많다. 보통은 수심가를 부른 후, 박자와 음계의 변화를 통해 이어지는 엮음수심가로 이어지는데, 노래의 마지막은 수심가와 동일한 선율이어서 각 절마다 수미쌍괄식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이유로 관산융마·수심가가 서도소리의 정수이자 백미로 손꼽힌다.
유지숙 명창이 출시한 이번 음반은 2장의 음반에 관산융마와 수심가를 각각 담고 있다. 역대 서도소리 명창들이 이렇게 길게 노래를 한 경우는 간혹 있었겠지만 음원으로 남긴 예는 없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서도소리의 독특한 예술적 지평을 이해하는 남한의 지음들이 많지 않아 기회가 없었으며, 장단과 선율이 자유로운 곡의 특성을 지켜가며 어려운 기교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길게 음악적 형태를 지켜가는 것 또한 쉽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유지숙 명창은 이번 음반에 관산융마는 7절까지, 수심가는 수심가와 엮음수심가 각 7절씩과 반엮음수심가 1절을 포함해 8절까지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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