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을 때마다 넌 한참을 꼭 앉아서
창밖을 배시시 바라봤다.
무엇을 보니?
옆에 다가가 슬며시 앉아도
너는 여전히
창밖을 배시시 바라볼 뿐이었다.
파도치는 잎사귀들
돛을 올린 흰 구름들
구슬같이 쏟아지는 햇살이
커튼 너머로 일렁일 때면
네게 무어라 말해주고 싶다가도
어쩐지 떠오르는 모든 말은
가볍게만 느껴져, 나도 그만
창밖만 배시시 바라볼 뿐이었다.
아, 그러다 우리를 본다.
그래, 하고픈 말은 모두 여기에 있구나.
우리의 눈 맞춤.
넌 내가 아는 유일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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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웨이의 무대는 언제나 음원보다 조금 더 뜨거웠다. 그 선명한 온도차가 해서웨이를 신비롭게 감싸고 궁금한 존재로 만들었다. 다정한 친구 같다가도, 무대에선 강렬하게 빛을 번쩍이는 존재. 그렇기에 [Lovers]는 새롭게 다가온다. 시작부터 뜨겁다.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라는데, 세 사람이 지내 온 그간의 흔적이 음악에서 들린다. 깊고 선명해지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깎아 왔을 세 사람의 시간이 보인다.
분명히 이들의 의식을 이 정도까지 집중시킨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이다. 1집과 2집의 세월 사이에 무언가 변혁이 일어났고, 그것이 음악으로 드러난 것이다. 해서웨이는 이번 앨범을 위해 멤버마다 역할의 확장이 있었다고 말한다. 가사와 드럼에 머물던 세요가 나아가 녹음과 프로듀싱을 책임지며, 세 사람은 본격적으로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녹음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창작물은 타인의 손을 거친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각자의 성격이 과정 하나하나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Lovers]에는 해서웨이의 정수에 해당하는 무언가가 나타난다.
그 무언가 중 하나는 꾸준히 애정을 비춰온 70년대와 80년대의 정취다. 70년대 빈티지 ‘재즈 코러스’를 타고 흐르는 기타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압축된 언어와 운율로 쓰인 가사는 깊은 사유가 영혼에 미치는 힘을 느끼게 한다. 해서웨이는 과거의 속성과 성질을 재현하는 대신, 뭔가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80년대를 전달한다. 살아본 적도 없는 시대를 자유롭게 상상하고 동경하며 자신들만의 우주를 창조한다. 설령 그 시대를 자신들만의 환상으로 다시 빚어낼지라도 말이다.
또 다른 무언가는 사랑이다. 해서웨이는 여전히 사랑을 이야기하는 존재를 자처한다. 늘 눈에 담고 싶던 사람이 손에서 멀어지고 바래지는 순간까지도 사랑이 남아 있다. 진실한 시선이 마음을 뿌리까지 깊이 꿰뚫을 때, 떨쳐낼 수 없는 부재를 그리워할 때, 달 그림자 안에서 그리운 존재를 다시 안을 때, 비극을 예감하면서도 돌진할 때, 해서웨이가 노래하는 사랑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깨워 자극한다.
해서웨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자극하기도 하는데, 이는 직감에 따라 배치된 소리에서 나온다. 언어가 없는 곳에선 기타가 말로는 닿을 수 없는 구석을 건드리며, 때론 어쿠스틱 기타나 색소폰이 일렉트릭 기타의 테마를 이어받아 감정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리듬 파트는 예상치 못한 장면 전환과 전개를 통해 끝까지 흥미로운 구성을 만들어 간다. 일상의 언어도 제자리에 놓이면 갑자기 광채를 뿜어내듯이, 해서웨이가 곳곳에 심어 둔 소리는 자신의 자리에서 빛을 내며 마음을 움직인다.
효율과 편리함을 좇아 시간과 노력을 단축하는데 열심인 시대에 [Lovers]는 오랜 시간의 경험과 관계가 쌓아 올린 도약의 흔적이다. 한 곡 한 곡마다 필살기를 시전하듯, 해서웨이는 성실하게 축적해 온 시간을 음악에 남김없이 쏟아붓는다. 그러고는 태평하게 사랑에 대해서나 얘기한다. 살면서 모든 것을 잃어도 남겨야 할 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이들의 음악을 어떻게 놓을 수 있을까. 어느 지점부터 펼쳐도 결국 사랑에 닿게 되는 이 앨범은 사랑이 존재하는 한 언제든 꺼내 듣고 싶어질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글/신샘이(대중음악평론가)
Performed, Arranged and Produced by hathaw9y
강키위 kiwi (Guitar/Vocal) | 최세요 seyo (Drums/Chorus) | 이특민 teuk min (Bass/Vocal)
Percussions 임성완 Sungwan Lim of Saysueme
Saxophone (5) 강민진 Minjin Kang
Recorded(7,8,10 Drums, 10 Guitar, Bass, Vocal), Mixed by 천학주 Hakju Chun at Mushroom Recording Studios
Recorded(1,2,3,4,5,6,9 Drums, 1,2,3,4,5,6,7,8,9 Guitar, Bass, Vocal) By 최세요 seyo Choi at hathaw9y Universe
Mastered by 강승희 Seunghee Kang at Sonickorea
All Photos and Design directed by 도니손 Donny Son
Music Video directed by 김나희 Nahee Kim
Special Thanks to 김병규 from Saysueme, Aya Shirahama, 이난수 from Useless Precious, 정한별, 안상원 from EW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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