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작곡 : 조원선
리메이크 가창 : 유발이 U.bar.e
Arranged By 유나팔 Yunapal, 정소리 SORI G
Produced By 유나팔 Yunapal
Vocal Directed By 유나팔 Yunapal
Instrumental Directed By 유나팔 Yunapal, 정소리 SORI G
Digital Edited By 김훈태 Kim Hoon Tae
Midi Programming By 유나팔 Yunapal, 정소리 SORI G
Drums : 최신권 CSK
Bass : 김세준 Kim Se Jun
Electric, Acoustic Guitar : 정소리 SORI G
Piano, Keyboards : 이종민 Lee Jong Min
Synthesizer : 정소리 SORI G
Percussion : 조재범 Big Hand Joe
Recorded By 오혜석 Hyeseok Oh At M.O.L Studios
Mixed By 이건호 Lee gunho
Mastered By 이건호 Lee gunho
Coproduced By 김웅 Kim Woong
A&R 김정현 Kim Junghyun
시고 쓴 안개를 잔에 담아 시로 쓴 노래, ‘습관’
임희윤 음악평론가
‘습관’은 원래가 안개 호수에서 태어난 노래다. 모든 전설과 설화가 그러하듯, 막상 보면 줄거리는 뻔하다. 사랑했던 이를 잊지 못해 더 이상 그를 가질 수 없음에도 끝내 놓지 못하는 우리 바보들의 이야기. 에로스의 천형 같은 못난 습관을 푼 노래다.
그러나 이 뻔한 줄기를 뿌연 안개로 휘감는 담쟁이는, 절경이라 칭할 수밖에 없는 교묘하고 섬세한 코드 진행이다. ‘도미솔’ ‘레파라’의 3화음이나 장단조의 도식적 구성을 갈아엎는 그것. 긴장음과 텐션 코드로 수놓은 고도의 진법이다. 반음의 줄다리기요, 장단조의 숨바꼭질이다. 발랄한 듯 슬픈 걸음을 점묘하는 재즈적 화성의 영혼이다.
이렇게 수놓아진 이 비밀의 정원 위를 노니는 보컬 선율은 또 퍽 대중적이다. 이렇게 기묘한 재즈적 팝을 한때 세기말, 세기 초의 소년 소녀들이 노래방에서도 부담 없이 선곡했던 이유가 거기 있다. 편안한 공간을 위한 복잡한 설계.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너무 어려운 얘기’다. 처절함에 가까운 고별의 정을 애써 습관이란 일상어로 치환함으로써 노래 속 화자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수법도 들여다볼수록 고도의 것이다.
인디 이야기를 잠깐 하자. 거기서 반란은 크게 두 가지 결로 일어난다. 첫째는 주류에선 상상도 못할 야생과 원시의 역습이다. 크라잉넛의 ‘말달리자’가 대표하는, 야전에서나 나올 법한 게릴라 음악이다. 둘째는 현대의 예술 귀족을 자처하는 주류조차 미처 닿지 못한 고품격의 기습이다. ‘습관’의 롤러코스터는 명백히 후자다.
‘습관’이 등장한 1999년은 어떤 해인가. PC통신이 발달하고 MP3 공유가 확산하면서 재야의 음악 마니아들이 잡지와 라디오가 알려주지 않는 음악을 ‘디지털 디깅’하기 시작한 때다. 마침 1993년 US3, 1996년 자미로콰이의 세계적 히트를 통해 리드미컬하면서도 재지한 음악에 대한 주목이 늘던 차였다. 이런 ‘애시드 재즈’의 물결은 힙합이나 팝에 집중하던 이들마저도 재즈의 향취를 새로운 향수처럼 인식하게끔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세련된 화성을, 정밀한 연주로, 출렁이는 리듬 위에 실어내기만 해도 고급의 취향과 연주력을 겸비한 힙스터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롤러코스터는 여기서 두세 발짝 더 나아갔다. 애시드 재즈를 제대로 구현하면서도 우리 한국적 발라드 감성의 가사(‘사랑해 오늘도 얘기해’)와 선율을 찰떡같이 얹어낸 것이다. ‘게릴라’ 쪽으로 치면 섹스 피스톨스, 너바나에나 어울릴 줄 알았던 펑크 록의 질감에 생생한 한국어 ‘닥쳐!’를 결합했던 ‘말달리자’의 충격과 같았다고 할까. 롤러코스터의 등장은 주류와 인디의 구도를 넘어, 일상적 감성과 고차원 악곡의 이율배반적 결합이 만든 대안 음악으로서 한국의 귀 밝은 대중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여기 우리가 마주한 유발이의 리메이크는 어떤가. 원곡의 도시적 감성에 프렌치 팝 한두 스푼을 더 토핑했다. 인트로의 피아노 악절부터 그냥 비 내리는 파리다. 템포는 조금 낮췄다. 조성도 반음 낮췄다. 이렇게 해서 확보한 공간 속으로, 유발이의 보컬은 특유의 허스키한 비음을 긴 여운으로 틈입해 나간다.
2010년 ‘유발이의 소풍’으로 데뷔한 유발이는 초기부터 남달랐다. 장난기라기엔 치밀한 실험성을 갖춘 독특한 팝을 선보였다. 2015년 프랑스 파리의 음악학교 ‘콩세르바투아르 부르라렌’에 입학했다. 2018년 프랑스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더 보이스: 라 플뤼 벨 부아’ 시즌 7에 참가해 돌풍을 일으켰다. TF1에서 시청률 30%를 상회한 이 프로그램에서 들려준 유려한 재즈 피아노 연주, 농익은 팝과 샹송의 가창이 프랑코포니(프랑스어권) 전반의 대중에게 충격을 던졌다.
그러던 그가 사실 귀국 뒤, 근년에는 동요 작업에 집중했다. ‘마담 꾸꾸’ 프로젝트를 통해 팝과 재즈와 샹송의 원단을 어린이 노래에 적용하는 실험에 몰입했다. 한편으론 2020년 정미조의 프랑스어 노래 ‘Ecoute, la pluie tombe’(들어봐요, 비가 와요)’(작곡 편곡 김현철)를 작사하기도 했다.
‘습관’은 오랜만에 그가 직접 ‘어른의 노래’로 돌아온 작업이라 반갑다. 이미 손댈 곳이 없는 원곡에 보일 듯 말 듯 정교한 튜닝을 가했다. 유나팔, 정소리의 편곡과 연출 능력, 연주자들의 탄탄한 기량에도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완벽한 노래에 대한 완벽한 오마주다.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이미 완성돼 있던 건축물. 그것이 이렇게 2026년 오늘 또 다른 완성으로 증축된다. 또 하나의 ‘습관’을 갖게 돼 기쁜 날이다.
02. 뜨거운 안녕
작사, 작곡 : 이상면 Lee Sangmyun
리메이크 가창 : 요조 YOZOH
Produced By 허세과 Heo Segwa
Arranged By 허세과 Heo Segwa
All Instruments & MIDI Programming By 허세과 Heo Segwa
Mixed By 이건호 Lee gunho
Mastered By 이건호 Lee gunho
Coproduced By 김웅 Kim Woong
A&R 김정현 Kim Junghyun
음악 저널리스트 이대화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보통 클럽 드럭에서 열린 커트 코베인 1주년 추모 공연이 열린 1995년을 한국 인디 원년으로 본다. 그렇게 따지면 지난 2025년은 30주년이 되는 해다. 30년이란 세월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그에 걸맞는 규모 있는 기획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이번 '인디 30' 프로젝트가 그렇다. 2025년 12월을 시작으로 2027년 2월까지 매달 2곡의 싱글을 발표해 총 30곡의 리메이크 곡을 내놓는다. 개별 노래들은 앨범으로 묶여 LP로 제작되며, 마지막엔 2800석 공연장에서 3일 동안 발매 기념 공연을 연다. 30주년의 무게감에 걸맞은 매시브한 기획이다.
그동안 공개된 곡들의 주인공인 노 브레인, 델리스파이스, 이장혁, 유앤미블루 모두 30주년 프로젝트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 인물들이지만, 이번에 리메이크된 '뜨거운 안녕'의 주인공인 크라잉넛이 빠지면 리스트의 내실은 상당히 가벼워졌을 것이다. '말 달리자', '밤이 깊었네' 같은 보편적으로 사랑받은 대중적 히트곡을 배출한 데다가, 한때 홍대 앞 하면 떠오르던 악동 펑크 그룹 이미지를 대표한 상징적 그룹이기 때문이다. 한국 인디의 '대표 주자’ 혹은 ‘선구자’ 같은 호칭도 어울릴 것이다.
빼놓을 수 없는 전설들과 그들의 주요 곡들로 빼곡하게 채우는 것을 넘어서 이번 인디 30은 누구에게 리메이크를 부탁해 음악적 재미와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낼 것인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엔 너트의 에너지 넘치는 록 면모가 드러나는 '뜨거운 안녕'을 편안하고 감각적인 터치를 앞세우는 싱어송라이터 요조가 다시 부르는 그림을 만들었다.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조합이고 그래서 신선하고 흥미롭다. 이미지 대비의 폭이 큰 아티스트들을 연결시켜 그냥 지나치기 힘들도록 만들었다. 인디 음악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호기심을 가질 만한 조합이다.
요조는 싱어송라이터 허세과와 손을 잡고 몽롱한 포크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쨍한 왜곡음이 분출되는 원곡과 달리 차분하고 아름다운 소리들이 음악을 채운다. 사운드의 변화만 흥미로운 것도 아니다. 크라잉넛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거친 언어들이 문학과 시적 노랫말을 선호하는 요조의 입에서 발음되는 모습이 독특하고 이색적이다. "무슨 헛소리야" 같은 날 것의 가사가 조근조근한 요조의 목소리를 통해 울려퍼지는 상황이 그 자체로 재밌다.
막 달리던 1세대의 무모함을 감각적 팝의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 신선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요조가 부르기엔 너무도 거리의 언어이고, 그렇기에 낯설고 이상하게 들린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엉뚱한 매력이야말로 1세대 인디 뮤지션들이 주류 음악계에 충격을 주었던 핵심 아니었을까.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 대중들이 느꼈던 생경한 파격이 조금 녹아들어 있는 듯해 흥미로웠다. 요조도, 크라잉넛도, 완성된 곡을 들으며 웃음을 지었을 것 같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