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노래라기엔 너무 빠르고, 계획만 거창했으며 근거는 일절 없었다. 완벽한 피지컬, 한강이 보이는 48평 아파트, 쌍둥이 같은 구체적인 조건으로 환산된 행복. 그 리스트 속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만 빠져 있다. 분명 승민 씨가 주인공인데도 말이다.
‘승민 씨와 함께’는 앞서 가버린 마음과, 그 마음이 만들어 낸 허상에 관한 기록이다. 이솝 우화 속 아가씨가 우유 항아리를 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도파민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그러니까 항아리가 와장창 깨지기 바로 직전의 찰나를 노래한다. 그 위태로운 상태로 7여 년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넘어지는 건 언제나 나일 거라는 것을. 그럼에도 다시 항아리를 이고 한 발을 내딛는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승민 씨를 찾습니다.’
사운드는 더 단단해졌고, 감정은 더 솔직해졌다. 터무니없는 상상 그 자체의 행복을 함께하고, 항아리를 같이 짊어질 파트너를 향한 적극적인 외침으로 바뀌었다. 허구의 인물과 사랑에 빠지고 쌍둥이를 낳는 단꿈 대신, 실존하는 승민 씨를 찾는다. 이 노래는 분명 사람에 대한 노래다.
재녹음을 하며 깨달았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어쩌면 사람이 아니라, 이름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그 시절의 패기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사실 피싱걸스의 시작이자 첫사랑과도 같은 이 곡의 재발매는, 가두리와 새로운 청자에게 보내는 가장 솔직한 구애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남기를 바란다. 그리고 승민이나 현우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이에게 즐거운 노래였으면 한다. 그러니까 많이 알리고 홍보 좀 해줘라. 누구나 마음속에 승민이 한 명 정도는 품고 살잖아?
〈승민 씨를 찾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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