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트랙 “black tv”는 이 아이디어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밴드라는 형식을 하나의 디바이스로 간주하고, 연주자는 그것을 조작하는 동시에 그 장치에 의해 움직인다. 이때 익숙한 대중문화의 표면은 느리게 조정되고 분해된 뒤, 다른 형태의 밴드 음악으로 재조립된다. 앨범 곳곳에는 이 음악이 연주된 것인지, 재생된 것인지, 혹은 우연히 발생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순간들이 자리한다.
slop은 밴드 음악, 덥, 팝, 샘플링의 감각을 통과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고정되지 않은 채, 인간적인 것과 기계적인 것, 연주와 녹음, 진짜와 가짜 사이의 모호한 틈 속에서 움직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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